'디지털노마드'
요즘은 이 '디지털노마드'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 단어에 ‘전기차’라는 요소를 얹으면 조금 다르게 느껴지실 수도 있지요.
전기차로 떠나는 디지털노마드의 삶은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하루의 일터이자 집이자 쉼터로 바꾸는 색다른 여정입니다.
도시를 떠나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일하고 싶었던 저는
전기차 한 대와 노트북, 그리고 충전기 몇 개로
디지털노마드의 삶을 시작해보았습니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풍경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실현 가능성이 높고,
조금만 계획하면 의외로 비용도 많이 들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제가 실제로 경험한 전기차 노마드 여행 루트를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차박’이나 ‘캠핑카’와는 조금 다른,
전기차 기반의 모바일 오피스를 중심으로 구성한 경로입니다.
1. 전기차로 디지털노마드가 가능한가요?
많은 분들이 처음에 이런 질문을 하십니다.
"전기차는 충전이 불편하지 않나요?" "노트북 충전은 어떻게 하나요?"
저 역시 같은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경험해보니 의외로 문제는 크지 않았습니다.
요즘 전기차 충전소는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는 물론,
작은 지방 도시의 공공 주차장에도 많이 설치되어 있으니까요.
저는 충전소가 밀집된 루트를 기준으로 여행 경로를 설정했고,
그 주변에서 머물며 작업을 진행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노트북 충전은 차량용 인버터를 활용했는데
실제 사용한 모델은 300W 이상 출력이 가능한 제품이었고,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까지 동시에 충전이 가능했습니다.
하루 4~5시간 정도만 운행하고 나면, 그 시간 동안 배터리는 충분히 충전되었고,
남는 시간에는 인터넷이 되는 공간에서 작업을 이어갈 수 있었죠.
전기차는 생각보다 훨씬 더 ‘디지털노마드 친화적인 수단’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전기차.. 하니까 뭔가 디지털노마드와 친구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요? ㅎㅎ
2. 추천 루트 – 바다와 산, 충전소가 조화를 이루는 길
루트1: 속초 → 고성 → 양양 (강원 동해 루트)
이 구간은 전기차 충전소가 정말 잘 되어 있는 곳 중 하나입니다.
속초시는 공공주차장마다 급속충전기를 설치해두었고,
양양 서피비치는 카페 옆에 충전소가 있어 일과 휴식을 함께 누릴 수 있었습니다.
양양의 로컬 카페 중에는 개인 공간이 확보된 노마드존을 제공하는 곳도 있었는데,
전기차에서 충전하면서 카페 Wi-Fi를 이용해 작업하는 하루는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고성에서는 바다 앞 공터에서 노트북을 펼치고,
간단한 업무를 처리하면서 바다소리를 들을 수 있었죠.
이 루트는 자연이 주는 집중력과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는 여유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루트2: 전주 → 남원 → 구례 → 하동 (남도 산악 루트)
이 지역은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집중해서 일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전주는 도시답게 충전소가 많고, 전통시장 주변에도 급속 충전기가 있습니다.
남원에서는 시립도서관 앞 공영주차장에서 충전하면서 실내에서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구례는 휴양림 근처에 차박이 가능한 공터가 있어
그곳에서 ‘차 안 오피스’를 차리고 업무를 본 적이 있습니다.
하동의 평사리 들판 근처에는 조용한 주차공간과
LTE 신호가 잘 잡히는 스팟이 있어서 장거리 화상회의도 가능했습니다.
이 구간은 관광지가 아닌, 일하는 공간으로서의 남도를 느낄 수 있었던 특별한 루트였습니다.
3. 전기차 노마드의 현실적인 준비물
전기차 노마드 여행을 시작하기 위해 제가 실제로 준비한 목록을 정리해보겠습니다.
- 차량용 인버터 (노트북 충전용, 300W 이상 추천)
- 모바일 라우터 또는 핫스팟 기능 좋은 스마트폰
- 차박 매트, 슬리핑백, 태양광 블라인드 (필요 시 휴식용)
- 접이식 테이블과 휴대용 의자 (실외에서 작업 시 필수)
- 보조배터리 (20,000mAh 이상)
- 노트북, 태블릿, 폰 전용 충전기류
- 차량용 냉장고 (선택사항)
- 작업용 조명 (야간 작업 시 필요)
이 외에도 본인에게 맞는 루틴을 구성하면서 추가로 필요한 장비는 자연스럽게 정리되게 됩니다.
무조건 많이 준비하는 것보다는 반복하면서 필요한 것만 남기는 방식이 효율적이라는 건 잊지마세요.
4. 데이터, 와이파이 없이도 가능한 작업 방식
디지털노마드라고 해서 항상 와이파이 연결 상태에서만 일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인터넷이 안 되는 상황’까지도 대비한 루틴을 구성해두었습니다.
예를 들어 블로그 초안은 구글 독스 오프라인 모드로 작성하고,
사진은 미리 정리해서 갤러리에 폴더별로 저장해 둡니다.
영상 편집은 캡컷 모바일 버전으로 미리 잘라두고,
업로드만 나중에 연결될 때 진행하면 되죠.
이런 구조를 만들어두면 와이파이가 없는 깊은 산속에서도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집니다.
노마드의 핵심은 ‘접속 여부’보다 ‘작업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5. 지출과 수익의 균형
많은 분들이 "그렇게 여행하면서 돈은 어떻게 버나요?"라는 질문을 하십니다.
저는 블로그 애드센스 수익, 영상 편집 외주,
가끔은 디지털 노마드 관련 전자책 소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여행 자체에서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여행이 콘텐츠가 되고, 콘텐츠가 수익으로 전환되는 구조를 꾸준히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전기차 노마드는 처음에는 지출이 많은 구조처럼 보이지만,
숙박비가 들지 않고, 생활비를 철저히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지출을 줄이는 결과를 만들기도 합니다.
충전비 또한 내연기관 차량보다 저렴했고,
카페에서 작업할 때도 음료 한 잔으로 2~3시간을 사용할 수 있으니
작은 비용이 큰 가치를 만들어주는 셈이었습니다.
6. 전기차 노마드의 장단점
장점
- 친환경적이며 조용한 운전
- 충전 시간 동안 집중 가능한 작업 시간 확보
- 자유로운 루트 설정
- 숙소 예약에 구애받지 않음
- 콘텐츠 소재 확보 용이
단점
- 충전소 탐색 및 대기 시간
- 악천후 시 불안정한 작업 환경
- 여름/겨울 냉난방 문제
- 차량 배터리 잔량에 대한 지속적인 체크 필요
이런 단점도 있지만, 디지털노마드로서의 ‘이동 가능성과 자율성’ 이란
장점이 그 모든 불편함을 상쇄시켜줍니다.
마무리하며
처음 디지털노마드 라는 걸 알았을 땐, 당연히 외국을 떠올렸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로 살아보는 디지털노마드의 삶은
생각보다 멀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제가 느낀 건, 꼭 외국에서 살아야만 노마드가 되는 건 아니더란 겁니다.
우리나라에도 멋진 바다, 조용한 산, 안정적인 통신 환경,
그리고 무료로 제공되는 충전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전기차 한 대와 나만의 루틴이 있다면
언제든 새로운 공간에서, 낯선 공기 속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이 삶이 반드시 누구에게나 맞는 방식은 아니겠지만
한 번쯤은 살아볼 만한 도전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디지털노마드의 본질은 ‘노트북을 들고 해외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일의 자유, 공간의 자율, 그리고 삶의 주도권을 가지는 것이니까요.
이 글이 자신만의 루트를 그리는 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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